27호 AI #1

AI

길을 걷다 눈앞의 간판을 바라보면 곧바로 번역 자막이 뜨고, 말 한마디로 사진을 찍고, 손을 쓰지 않고 통화와 메모를 한다. 공상과학 속 장면 같지만,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AI 글래스’가 하는 일이다. 무겁고 투박한 AR 기기가 아니라 평범한 선글라스처럼 생긴 이 기기를 두고, 세계적 빅테크들이 ‘스마트폰의 다음’을 노리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금 AI 글래스는 어디까지 왔고, 왜 다들 하필 ‘안경’에 주목하는 걸까.


지금 AI 안경은 무엇을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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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brandsparc.com

현재의 AI 안경은 거창한 홀로그램을 띄우는 기기가 아니다. 핵심은 ‘음성’과 ‘카메라’다. 안경테에 달린 카메라로 말 한마디에 사진과 영상을 찍고, 눈앞의 외국어 간판이나 메뉴판을 실시간으로 번역해 준다. 프레임에 내장된 오픈 이어 스피커로 음악을 듣고 통화를 하며, 인공지능 비서에게 궁금한 것을 물으면 몇 초 안에 답이 돌아온다.

출근길에 손을 쓰지 않고 일정을 확인하고, 여행지에서 간판을 바라보기만 해도 뜻을 알 수 있는 식이다. 일부 모델은 소형 디스플레이를 더해 번역 자막이나 길 안내를 시야에 띄우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런 기기는 이미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메타의 레이밴 메타 안경은 한국에서도 정식으로 판매되고 있다. 특별한 장비가 아니라 하나의 선글라스를 고르듯 살 수 있는 아이템이 되어가고 있는 셈이다. 촬영 중에는 안경 앞쪽의 표시등이 켜져 주변에 녹화 사실을 알리는 등, 사생활 보호를 위한 장치도 물론 함께 마련돼 있다.


왜 모두 ‘안경’에 뛰어드나: 빅테크 경쟁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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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heverge.com

몇 년 전, 기대보다 더딘 개발 속도에 관심을 잃었던 시장은 다시 한번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1위는 메타로, 레이밴·오클리와 손잡은 스마트 안경으로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과 구글이 합작을 예고하고 애플까지 참전을 준비하며 3파전 구도가 그려진다. 여기에 여러 중국 거대 기업들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빅테크가 안경에 몰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폼팩터라는 기대, 그리고 정보가 손안의 화면에서 눈앞의 시야로 옮겨 가는 전환점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에는 시야에 정보를 띄우는 디스플레이 탑재 모델과 손목 밴드로 조작하는 방식까지 등장하며, 경쟁의 무대가 한층 넓어지고 있다.

시장의 기대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시장조사기관들은 AI 안경 출하량이 올해 1,000만 대를 넘어 2030년에는 최대 3,500만 대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스마트폰 이후의 주도권을 누가 쥘 것인가를 둘러싼 경쟁이 말 그대로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안경 너머의 목표: 세상을 보는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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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idd.co.kr

피지컬 AI는 연구실을 넘어 시장에 참여할 정도로 발전했다. 그렇다면 빅테크는 왜 굳이 손에서 얼굴로 반경을 이동하고자 할까. 궁극적인 목표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1인칭 시야로 세상을 함께 바라보고 상황을 이해하게 만드는 것에 있다. 지금까지의 AI가 주로 글과 데이터를 읽으며 배웠다면, 이제는 눈으로 세상을 익히려는 시도가 시작된 셈이다.

안경이라는 형태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늘 얼굴에 걸친 채 사용자와 같은 곳을 바라보는 기기이기에, 사람의 시선과 맥락을 가장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목의 시계나 주머니 속 스마트폰이 하지 못한 방식으로, 안경은 사용자의 시야 그 자체에 올라탄다. 스마트폰이 바꾼 지난 20년처럼, 안경이 다음 20년의 일상을 바꿀 수 있을지가 이 경쟁의 승부처가 될 것이다.


스마트폰 다음, 정말 안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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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사피엔반도체

정보가 손에서 눈으로 옮겨 가는 변화의 초입에, AI 글래스가 서 있다. 아직은 사진과 번역, 음성 비서 정도가 주된 쓰임이지만, 빅테크들이 이 작은 기기에 미래를 거는 이유는 그 너머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눈앞의 세상을 이해하고 거들어 주는 AI. 다음 시대의 주인공이 정말 안경이 될지, 우리의 두 눈으로 살펴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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