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가득한 물건을 오랜만에 볼 때면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 같다. 음식도 마찬가지.

추억이 깃든 음식은 다 큰 어른이 된 우릴 다시 어린이로 만든다.
서툴지만 용감했고, 두려웠지만 뜨거웠던 그때 그 시절,
동네친구와 같았던 우리들의 ‘동심 푸드’를 살펴보자.

X세대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첫 번째 음식!

경양식 돈가스

“칼질하러 가자”는 부모님 말씀에 설레어
전날부터 오므라이스를 먹을지, 돈가스를 먹을지
고민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말은 곧 외식하러 가자는 의미였으니,
당시 어린이들의 심쿵 유발 멘트가 아니었을까?

경양식집은 절대 돈가스를 썰어 내어주지 않는다.
고기를 덩어리 채 튀기어 노르스름한 소스가 한가득 부어져 나온다.

부먹 찍멱 논란 조차 없는 경양식 돈가스는 X세대 추억의 음식을 넘어,
어렸을 적 귀한 날 먹던 축제의 음식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X세대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두 번째 음식!

냉동 삼겹살

당시에는 싼 맛에 먹었다.
생육은 비쌌고, 냉동육은 비교적 저렴했기 때문이다.
질 낮은 고기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으나, 알게뭐람.

삼겹살 사오라는 심부름은 반갑기까지 했다.

식육점까지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요즘에야 두꺼운 냉장육이
사랑을 받는다지만,
여전히 냉삼을 찾는
사람들은 줄지 않는다.

어쩌면, 삼겹살을 핑계로 추억을 맛보고싶어서 일지도?

X세대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세 번째 음식!

추억의 도시락

‘요즘 친구들은 추억의 도시락을 포차에서 먹던데
라떼는 말이야 교실에서 먹었어!’

한 학급당 70명이 넘었던 그때 그 시절.
현실적으로 급식을 제공하기란 불가했고,
가정에서 싸주는 도시락이 곧 학생들의 점심식사였다.
양은 도시락 통을 손수건으로 감싸 들고 등교했다.
등굣길 걸음걸이는 조심스럽다.

추억의 도시락 안엔 밥, 계란후라이, 멸치볶음, 콩자반, 김치 등
집 냉장고에서 볼 수 있는 반찬은 도시락통 한 구석을 꿰차고 있었다.
친구들의 도시락 속 반찬을 구경하는 것도,
또 함께 나눠 먹는 것도 하나의 재미였다.

부자의 기준이
도시락 통 안에 담긴
분홍 소시지전 혹은
비엔나로 결정되었던
참 순수했던 시절이다.

MZ세대의 공감을

일으키는

첫 번째 음식!

캔모아

이곳을 표현하는 단어는 딱 이거다.
‘아지트' 빙수카페의 원조라 불리는 곳이다.

제공되는 토스트에 생크림을 발라 한 입, 그 위에 빙수 올려 한 입 씩
먹다 보면 저절로 튀어나온다.
‘사장님 토스트 리필이요!’

MZ세대의 공감을

일으키는

두 번째 음식!

띠부씰(포켓몬 빵)

빵을 사고 빵을 버린다. 등짝 스매싱 유발하는 이 행위는
당시에 흔히 이루어졌다.
이는 전부 빵에 동봉 되어있던 스티커, 일명 ‘띠부씰’을 모으기 위해서였다.

김국진빵을 시작으로 핑클빵, 포켓몬빵, 디지몬빵, 캐로로빵,
수많은 띠부씰 빵이 역사를 이어갔다.
초딩들의 지갑을 털었던 띠부씰 빵은 20여년이 지난 지금 다시 광기를 띈
유행으로 번져가는 중이다.

그때 그 시절 용돈으로 사 모았던 띠부씰은
이제 월급으로 가뿐히 사 모은다.
구매력은 상승했지만 인기 없는 띠부씰을 뽑게 될 때 드는 속상한 마음,
it’s 괜아돼! 늙어버린 우리가 잠깐이나마 어린이로 살 수 있는 순간이다.

MZ세대의 공감을

일으키는

세 번째 음식!

불량식품

동네 슈퍼에서 과자 한 봉지에 700원 남짓 하던 시절,
문방구 간식거리는 1~300원 선이었다.
나름 프리미엄(?)이 붙는 것들도 절대 500원을 넘지 않았다.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이면 친구들한테 한 턱 쏘며 으스댈 수 있었다.

문방구에서 불량식품 쇼핑을 마치고 놀이터에 삼삼오오 모여
나누어 먹던 게 생각난다.

아폴로를 입에 물고 아빠가 피우시던 담배를 흉내내 보기도 하고,
맥주 사탕에는 약간의 도수가 있어서 먹으면 취한다는
말을 주워듣곤 취한 척(?)도 살짝 해보고.
환 모양의 콜라사탕도 자주 먹었는데, 그게 약인 마냥 입에 한꺼번에
털어 넣는 환자 연기도 좀 해봤다.

부모님이 보면 극대노 했을, 마음 한편 어딘가 뜨끔하게 만들었던
추억의 불량식이 맛있었던 이유는 몰래 먹어야 할 때가 많있기 때문.